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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의 도시 공원과 정원을 분석하는 아카이브, 역사와 철학, 도시의 맥락을 담은 이야기, 공간 구성, 문화적 상징

[공간 전략 및 철학] 들뢰즈 × 조경전략 : "리좀적 조경(Rhizomatic Landscape)" - 흐름·연결·비위계의 공간 시스템

들뢰즈와 가타리의 리좀(Rhizome) 개념을 조경 전략으로 번역한 완벽 가이드. 비위계적 연결체, 흐름 중심 공간, 다중접속, 탈영토화를 실제 설계로 구현. La Villette Park, Superkilen, High Line 등 세계 사례
건축철학 × 조경전략 K-2

들뢰즈 × 조경전략

Deleuzian Landscape - 흐름·연결·비위계의 공간 시스템

철학적 핵심
"리좀적 조경(Rhizomatic Landscape)" - 나무처럼 중심-뿌리-줄기 구조가 아니라, 어디서든 시작되고 어디로든 뻗어나가는 비위계적 연결체. 도시·자연·사용자·프로그램이 중심 없이 연결되는 확산적 구조.
들뢰즈와 가타리가 말한 리좀(Rhizome)은 나무처럼 중심-뿌리-줄기 구조가 아니라, 어디서든 시작되고 어디로든 뻗어나가는 비(非)위계적 연결체다. 조경 공간에 적용하면, 도시·자연·사용자·프로그램이 중심 없이 연결되는 확산적 구조를 뜻한다. 나무(Tree) 모델의 위계적 공간에서 벗어나, 모든 지점이 시작점이자 연결점이 되는 탈중심적 조경 시스템이다.
나무형 조경 (Tree Model)
• 중심-주변 위계 구조
• 진입부 → 중심광장 → 배후녹지
• 명확한 기능 분리
• 일방향 흐름
• 고정된 경계와 프로그램
리좀형 조경 (Rhizome Model)
• 탈중심 네트워크 구조
• 모든 지점이 진입·중심·연결점
• 기능의 중첩과 확산
• 다방향 순환 흐름
• 흐릿한 경계와 유동적 프로그램
"A rhizome has no beginning or end; it is always in the middle, between things, interbeing, intermezzo. The tree is filiation, but the rhizome is alliance, uniquely alliance. The tree imposes the verb 'to be,' but the fabric of the rhizome is the conjunction, 'and... and... and...'"

- Gilles Deleuze & Felix Guattari, "A Thousand Plateaus" (1980)
🌿
리좀의 6가지 원리와 조경적 해석
들뢰즈-가타리의 리좀 원리
1
비위계성(Non-hierarchy)
주공간과 부공간의 구분이 약해지고 모든 공간이 서로 연결점이자 출발점이 된다. 공원 진입부, 중심광장, 배후녹지 같은 위계를 약화하고 모든 지점이 중심성(center)을 취득하는 구조를 만든다.

조경적 실천:
• 다중 진입점 설계 (어디서든 들어올 수 있는 공원)
• 위계 없는 공간 배치 (주광장 vs 부속공간 구분 약화)
• 순환형 동선 (시작과 끝이 명확하지 않은 루프)
• 분산된 핵심 기능 (화장실, 휴게소 여러 곳 배치)
2
접속과 이질성(Connection and Heterogeneity)
리좀의 어떤 점이든 다른 어떤 점과도 연결될 수 있다. 이질적인 요소들(자연-도시, 생태-문화, 동적-정적)이 위계 없이 연결되어 새로운 관계를 생성한다.

조경적 실천:
• 이질적 프로그램의 병치 (습지+운동장, 숲+광장)
• 다층 동선 네트워크 (보행-자전거-생태 통로 교차)
• 서로 다른 시간성의 공존 (빠른 이동-느린 산책)
• 경계 지역의 활성화 (edge를 핵심 공간으로)
3
다양체성(Multiplicity)
하나의 공간이 하나의 용도에 고정되지 않고, 이용자의 방식에 따라 언제든 의미가 덧씌워지는 다층 구조다. 기능보다 관계성이 중요해진다.

조경적 실천:
• 다목적 공간 설계 (벤치 = 휴식+공연 좌석+교류+관찰)
• 프로그램 중첩 (잔디밭 = 피크닉+요가+공연+일광욕)
• 시간대별 용도 변화 허용 (낮-밤, 평일-주말)
• 비결정적 공간 (사용자가 의미를 만드는 빈 공간)
4
탈영토화와 재영토화(De/Reterritorialization)
공간이 고정된 시스템을 벗어나(탈영토화) 새로운 의미·사용·생태적 흐름으로 재편(재영토화)된다. 기존의 도시구조를 끊거나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를 생성하는 조정자(mediator)로서의 조경이다.

조경적 실천:
• 폐산업시설의 공원화 (철로 → 공원, 공장 → 문화공간)
• 기존 도시조직과의 새로운 관계 설정
• 생태 천이를 통한 공간의 자연적 재영토화
• 일시적 점유와 영구적 구조의 공존
5
지도제작(Cartography)
리좀은 복사가 아니라 지도를 만든다. 고정된 청사진이 아니라 사용자의 경험과 흐름을 기록하고 그것이 다시 공간을 재구성하는 순환 과정이다.

조경적 실천:
• 사용자 동선 데이터 기반 설계
• 참여형 설계 프로세스 (주민이 만드는 공간)
• 가변적 시설물 (이동 가능한 벤치, 팝업 구조물)
• 사후 평가를 통한 지속적 개선
6
전사(Decalcomania) 원리의 거부
리좀은 복제가 아니라 차이의 생성이다. 기존 공원 모델을 그대로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각 대지의 고유한 조건과 사용자의 욕망에 반응하는 유일무이한 공간을 만든다.

조경적 실천:
• 표준화된 공원 모델 거부
• 대지 특성 기반 맞춤 설계
• 지역 커뮤니티의 고유성 반영
• 시간에 따라 진화하는 공간 계획
🧭
조경 전략으로의 번역
4가지 핵심 전략
전략 1
리좀형 순환 네트워크 전략
하천·보행·자연·기능이 병렬로 흐르는 다중축(Multi-axis) 네트워크 설계.

설계 기법:
• 격자가 아닌 유기적 네트워크 구조
• 다층 동선 시스템 (보행+자전거+생태통로 독립적 흐름)
• 순환형 루프 동선 (어디서든 출발/도착 가능)
• 녹지-수계-도시 연결 노드 다수 설정
• 막다른 길 최소화, 모든 경로가 연결됨

실무 체크리스트:
✓ 진입점 3개소 이상 확보
✓ 동선 교차점마다 선택지 제공
✓ 순환 루프 최소 2개 이상
✓ 막힌 공간 없는 연결성 확인
전략 2
비정형·비선형·부드러운 확산형 레이아웃
정중앙·정방형·방사형 구성 대신 흐름 기반의 곡선 레이어, 사용자의 발길이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지형적 패턴.

설계 기법:
• 중심 광장 대신 분산된 소광장 네트워크
• 직선 축 대신 자유곡선 동선
• 명확한 구획 대신 그라데이션 전이 공간
• 유기적 형태의 포장·식재 패턴
• 사용자 동선 추적 데이터 기반 설계

실무 체크리스트:
✓ 직선 동선 비율 30% 이하
✓ 중심 광장 면적 전체의 15% 이하
✓ 전이 공간(edge zone) 최소 20% 확보
✓ 곡선 반경 다양화 (R=3m ~ 50m)
전략 3
프로그램의 복합·다층화
하나의 공간을 하나의 기능에 고정하지 않고 사용자가 의미를 생성하는 구조로 계획.

설계 기법:
• 다목적 공간 설계 (잔디밭 = 피크닉+요가+공연+스포츠)
• 시설물의 다의적 사용 허용 (벤치+계단+무대)
• 시간대별 프로그램 변화 계획
• 가변형 시설 도입 (이동식 의자, 팝업 파빌리온)
• 비결정적 여백 공간 (사용자가 채우는 빈 공간)

실무 체크리스트:
✓ 전용 공간 비율 50% 이하
✓ 복합 공간 30% 이상 확보
✓ 비결정 공간 20% 확보
✓ 가변 시설물 최소 3종 이상
전략 4
경계의 흐림(Blurred Boundary)
숲-길-광장-수공간의 경계를 흐리게 설계하여 공간의 "시작"과 "끝"이 모호해지는 경험의 연속체 구축.

설계 기법:
• 명확한 경계선 대신 그라데이션 전이
• 공간 사이에 완충 영역(buffer zone) 설정
• 식재 밀도 점진적 변화 (숲 → 잡목림 → 초지)
• 포장재 점진적 변화 (콘크리트 → 판석 → 쇄석 → 흙)
• 높이 변화의 부드러운 처리 (계단 대신 완만한 경사)

실무 체크리스트:
✓ 하드엣지(hard edge) 비율 30% 이하
✓ 전이 공간 폭 최소 3m 이상
✓ 식재 밀도 3단계 이상 변화
✓ 포장재 2종 이상 혼합 구간
🌍
해외 레퍼런스
La Villette Park - Bernard Tschumi (프랑스 파리)

베르나르 츄미의 라 빌레트 공원은 들뢰즈적 리좀 개념을 가장 직접적으로 공간화한 사례다. 전통적인 공원의 중심-주변 구조를 거부하고, 점(Point: Folies)-선(Line: 동선)-면(Surface: 프로그램)의 세 레이어가 독립적으로 중첩되며 예측 불가능한 조우를 만든다.

리좀적 요소:

  • 비위계성: 35개 Folies가 120m 간격 격자로 균등 배치, 중심 없음
  • 다양체성: Point-Line-Surface 3개 시스템의 독립적 작동
  • 탈영토화: 도축장 부지를 문화-생태 공원으로 전환
  • 지도제작: 사용자 동선이 만드는 일시적 경로들

설계 특징: Event-based design (기능보다 사건), Red Folies (기능 불명확한 구조물), 프로그램 중첩과 충돌 유도, 격자와 유기형의 동시 적용

Superkilen - BIG + Topotek1 + Superflex (덴마크 코펜하겐)

수퍼킬렌은 이민자 커뮤니티가 밀집한 노르브로 지역에 60개 국가의 도시 가구와 문화 요소를 비위계적으로 배치한 1km 선형 공원이다. 하나의 통합된 디자인 언어가 아니라, 이질적 요소들의 병치와 충돌을 통해 새로운 도시 정체성을 만든다.

리좀적 요소:

  • 이질성: 모로코 분수+일본 벚꽃+자메이카 사운드시스템 공존
  • 탈중심: Red Square-Black Market-Green Park의 수평적 연결
  • 다중접속: 60개 도시 요소가 새로운 관계 생성
  • 참여: 지역 주민 57개 국적 대표가 선정한 오브제

설계 특징: 극단적 색채 구분 (빨강-검정-초록), 문화적 혼종성(hybridity), 도시 가구의 재맥락화, 일상과 축제의 공존

High Line - James Corner Field Operations + Diller Scofidio + Renfro (미국 뉴욕)

하이라인은 폐철로를 공원으로 전환한 대표적 탈영토화-재영토화 사례다. 직선적 철로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식재-포장-벤치의 유동적 배치로 리좀적 흐름을 만든다. 고정된 기능 구획 없이 자연-문화-보행이 자유롭게 중첩된다.

리좀적 요소:

  • 탈영토화: 철도 → 공원, 산업 → 문화, 버려진 공간 → 도시 핵심
  • 흐름: 선형 구조지만 속도-밀도-프로그램 지속적 변화
  • 경계 흐림: 철로 레일과 식재가 겹치는 'agri-tecture'
  • 다중접속: 10개 접속점으로 도시와 연결

설계 특징: Peel-up 벤치 시스템 (포장과 좌석의 연속), 야생적 식재 (self-seeded vegetation), 선형 시퀀스의 변주, 도시 조망과 내부 경험의 교차

본 계획은 들뢰즈의 리좀 개념을 조경에 적용하여 도시·자연·사용자의 관계가 중심 없이 번져가는 비위계적 흐름의 경관을 구축한다. 경계는 흐려지고, 동선은 확산되며, 공간은 기능을 넘어 경험과 관계를 생성하는 열린 구조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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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 PT 적용 가이드
설계 개념 프레젠테이션

도입부:

"본 프로젝트는 들뢰즈의 리좀(Rhizome) 개념을 공간 전략의 철학적 기초로 삼습니다. 나무형 위계 구조가 아닌, 모든 지점이 중심이자 연결점이 되는 탈중심적 네트워크 조경을 구현합니다."

전략 설명:

"비위계성, 다중접속, 탈영토화의 세 원리를 통해 공간은 고정된 기능에서 벗어나 흐름과 관계를 생성하는 유기적 시스템이 됩니다. 경계는 흐려지고, 동선은 확산되며, 프로그램은 중첩됩니다."

다이어그램 구성 제안

1. Tree vs Rhizome 비교 다이어그램:

위계적 공원 구조와 리좀적 네트워크 구조를 시각적으로 대비

2. 다중 네트워크 레이어:

생태-보행-수계-프로그램 레이어를 독립적으로 표현 후 중첩

3. 흐름 다이어그램:

사용자 동선의 다방향 확산, 순환, 교차 패턴 표현

4. 프로그램 중첩 분석:

하나의 공간에서 발생하는 복수의 행위와 시간대별 변화

심사위원 설득 포인트
  • 철학적 깊이: 단순한 자유곡선이 아닌 사상적 기반
  • 현대성: 21세기 도시의 복잡성과 다양성에 적합한 모델
  • 유연성: 고정된 프로그램이 아닌 적응 가능한 시스템
  • 참여성: 사용자가 의미를 만드는 열린 구조
  • 지속성: 시간에 따라 진화하는 살아있는 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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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원전 및 참고문헌

들뢰즈-가타리 원전:

  • Gilles Deleuze & Felix Guattari, "A Thousand Plateaus" (1980)
  • Gilles Deleuze, "Difference and Repetition" (1968)
  • Felix Guattari, "The Three Ecologies" (1989)

건축·조경 이론:

  • Bernard Tschumi, "Architecture and Disjunction" (1994)
  • James Corner, "The Agency of Mapping" (1999)
  • Stan Allen, "Points + Lines: Diagrams and Projects for the City" (1999)
  • Manuel DeLanda, "A Thousand Years of Nonlinear History" (1997)

리좀적 조경:

  • Charles Waldheim, "Landscape as Urbanism" (2016)
  • Julia Czerniak, "CASE: Downsview Park Toronto" (2001)
  • Elizabeth Diller + Ricardo Scofidio, "Blur: The Making of Nothing" (2002)

이 시리즈는 건축철학을 조경 전략으로 번역하여
국내외 공모전과 실무 프로젝트에 적용 가능한 개념적 프레임워크를 제공합니다.